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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평소식

감성충족 문화놀이터 꿈꾸는 곳

by PMN-박준규 2014. 12. 17.

- 미술전시, 음악회, 교육까지 예술문화 집성촌

- 청평호반 따라 펼쳐진 아름다운 경관은 ‘덤’
 
 

 

청평호반길을 따라 삼회리 방향으로 고즈넉한 언덕길을 지나다보면 만날 수 있는 가일미술관은 때 묻지 않은 깨끗한 자연 ‘가평’과 ‘청평호반’이 어우러진 안락함이 가장 큰 매력이다.
 
‘미술’을 중심으로 음악, 미술교육 등과 같은 문화활동이 함께 펼쳐지는 이곳은 때론 미술이 메인요리처럼, 또 어떤 이에겐 경관의 풍미를 더하는 향긋한 향신료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세요!”라고 강요하기 보다는, 미술과 경관을 편하게 누리고 가라고 가볍게 손 인사를 건네는 곳이라는 얘기다.
 
 
■ 아름다운날 가일(嘉日)…‘Oh, Happy Day’
 
‘가일’이란 이름은 아름다운 ‘가(嘉)’, 날 ‘일(日)’을 써서 이름 그대로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의 하루가 ‘아름다운 날’이 되길 바란다는 의미다. 영어로는 ‘Oh, Happy Day’. 오는 동안도 행복하고 또 와서도 행복한 곳이었으면 한다는 설립자의 마음이 담겨있다.
 
조금은 외딴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가일미술관은 의외에 장소지만 지역에서 예술문화 보급을 위해 오롯이 제 역할을 지켜오고 있는 문화놀이터다. 미술 분야 불모지와도 같은 가평에서 세계전, 특집전 등 기획전시를 비롯해 각종 교육프로그램, 클래식과 재즈 등의 음악회와 음악교육까지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10년 동안 한결 같은 마음으로 묵묵히 운영해 온 시민을 위한 지역예술문화의 산실이다.
 
상업성과는 조금 거리를 둔 이곳 미술관은 관람료도 저렴하다. 대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여기에 경기도민은 1,000원을 더 할인받을 수 있다. 또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모든 이가 1,000원으로 편하게 미술관을 즐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의 질을 놓을 수 없는 것은 미술관을 처음 세웠을 당시의 그 열정이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 ‘미술’이 가벼운 손 인사 건내는 곳
 
가일미술관은 서울에서 가까워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즉 청평호반을 들러 드라이브를 즐기다 잠시 머무르기 좋은 곳으로 더 유명하다. 경관을 즐기던 이들이 잠시 발길을 멈춰 들렀다 가기 좋은 쉼터로 더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청평호반의 드라이브 또는 데이트를 한층 고풍스럽게 해줄 수 있는 화룡점정과도 같은 역할이랄까.
 
하지만 미술관의 전시품도 과시할 수는 없다. 이곳 미술관에는 관련 분야 석‧박사를 지낸 전문 큐레이터와 학예사가 미국, 독일, 이스탄불까지 해외 탐방도 불사하며 매해 의미 교류전을 추진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도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원로작가들도 재조명할 수 있는 각종 전시회를 기획, 추진한다.
 
이들이 하는 역할은 전시회 기획에만 그치지 않는다. 유치원생 그리고 교도소 수감자, 사회복지시설, 노숙자, 치매 어르신까지 다양한 미술 프로그램을 기획, 추진하고 있다. 미술과 미술관이 재미를 제공하는 문화놀이터로 만들기 위해 노력이다.
 
아이들의 상상력 넘치는 그림, 미술활동에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교도소 수감자, 미술보다는 먹는데 열중하셨던 치매노인을 위한 과자로 만드는 미술까지 10년간 쌓인 즐거운 미술놀이들의 결과물은 때론 전시회로, 때론 책으로 출간되기도 하는 등 하나씩 쌓여가고 있다. 
 
최근에도 ‘뱅글뱅글 놀이로 예술하기’ 프로그램을 마쳤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7월 5일부터 9월 27일까지 가평군립청평도서관과 가일미술관,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등에서 뱅글뱅글 숨바꼭질, 소리와 빛의 세계, 공간재단사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결과물은 오는 12월 20일부터 미술관에 전시된다.
 
지난 12월 13일 마지막 수업을 진행한 바 있는 ‘거꾸로 보는 미술관’ 프로그램은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참여하는 가족미술교육 프로그램으로 가일미술관, 사비나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리움시술관, 작가스튜디오 방문 등을 통해 다양한 미술세계를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프로그램 결과물 또한 가일미술관 겨울시즌을 알록달록하게 꾸며줄 또 다른 작품으로 공개된다.
 
‘사고뭉치전’이라는 이름으로 가일미술관에서 그 작품들이 전시돼 특별한 추억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 미술관, 사회의 다양한 시선과 담론 나누다
 
가일전시회는 전시마다 색다른 ‘주제’들이 미술을 통해 소통된다. 표현방식도 다르고 또 견해도 다르지만 작가의 생각들을 표면화되어 소통하고 담론을 나누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지난 10월부터 12월 12일까지 전시됐던 ‘브라질의 표정들’이라는 주제의 전시회는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브라질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것으로 표정이 다채로운 브라질 작가들의 시선을 드러내고 있다.
 
 
8월 뜨거운 여름날 전했던 ‘잔상의 기억’전은 ‘트라우마’에 집중한다. 정신적 충격, 외상을 겪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트라우마를 이미지로 담아낸 작가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다.
이 전시는 미국에서 먼저 전시됐는데, 9.11 테러를 실제로 겪었던 이들이 각별하게 관심을 준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 전시가 한국에서 열렸을 당시 한국에는 4월 전국민을 트라우마에 빠트린 세월호로 큰 아픔을 겪고 있었던 시기였기에 또 한 번 이목을 끌기도 했다.
 
올 봄 열린 ‘미국 중서부에서부터 온 페이퍼’라는 주제의 국제교류전은 미국의 중서부라는 지역성과 페이퍼라는 물성에 집중한 작품들이었다. 평온함과 장엄함, 지구, 하늘 그리고 물 등 중서부에 대한 관심들을 '페이퍼'라는 주제를 두고 풀어낸 것이다.
 
지난해에는 ‘금지된 정원’전을 통해 DMZ를 재조명한 바 있다. 한반도에 DMZ(비무장지대)가 설치된 지 60년이 시점에서 DMZ 공간을 되돌아본 것이다.
 
 
■ 클래식ㆍ재즈, 음악이 흐르는 미술관
 
이곳 미술관의 시작은 건축가 강건국이 20여 년간 모아 온 미술품을 혼자가 아닌 많은 이들과 공유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곳을 미술관으로 한정 짓지 않았다. 가일미술관에서는 또 다른 장점은 바로 정기적으로 클래식과 재즈 등을 전하는 음악회가 열린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3일 오후 7시에는 이곳 미술관이 재즈음악을 전하는 재즈공연장으로 변했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의 초청음악회가 열렸던 것이다.
 
지난 8월에는 기악곡, 성악곡을 물론 창작곡까지 다채로운 레파토리를 대중에게 전하고 있는 젊은 음악가들이 모인 ‘올댓 앙상블’의 공연이 펼쳐졌다.
 
강건국 관장 개인전이 있었던 7월에는 오프닝에 축하공연으로 한국남성중창단과 가일여성합창단의 무대가 펼쳐졌으며, 6월에는 금관앙상블이, 5월에는 권혜진ㆍ오동환ㆍ김대건ㆍ인태영ㆍ김한아가 뭉쳐져 아름다운 ‘목관5중주’가 진행되는 등 꾸준히 이곳을 찾는 이에게 미술과 더불어 아름다운 음악까지 전해 왔다.
 
2년 전부터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도 마련됐다. 바로 ‘카페 609st.’. 이곳은 원장의 미술 작업실을 활용해 만든 공간으로 미술관과 음악회를 찾아온 이들에게 안락한 쉼과 여유를 제공한다. 사실 가일미술관 4개 건물 중 가장 많은 발걸음이 오고가는 곳도 바로 이곳 카페다.
 
미술관 옆 카페라고 미술작품으로 인테리어를 가득 채웠을 것이라는 기대는 빚나간다. 이곳은 오히려 청평호반의 경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한 쪽 벽면을 통유리로 했으며 과한 치장은 자제했다.
 
또한 카페 한 편에는 화롯불도 마련해 둬 겨울에는 한층 더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곳 화롯불에서 구워먹는 고구마 또한 별미다. 최근 이곳은 독서클럽 등 단체들을 위한 모임 장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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