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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칼럼

악플 때문에 수면제 처방 받아 잠들어...[시사]

by PMN-박준규 2014. 8. 12.

| 포털 정책 비껴간 '딴지성 댓글'이 더 문제

 
 
 
인터넷 악성댓글 문제. 비록 최근에 불거진 것은 아니지만 그 건수가 늘어나고 있어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때문에 2007년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했으나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폐지됐고, 얼마 전부터는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가입하는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들도 대체방안을 이용하여 가입하게끔 바뀌었다.

특히 포털서비스 가입은 한 명의 명의로 다수 아이디 개설이 가능하고 각 아이디마다 실명인증도 본인 의지에 따라 결정할 수 있어서 악플에 일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일까? 인터넷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여전히 악플러들이 설치고 있다. 아무리 반대 의견이나 상대방을 비꼬는 듯한 댓글을 달아도 이 댓글들을 제재할 수 있는 규제 사항들이 광범위 하지 못해 게시판 서비스 업체(이하 포털)도 일일히 제재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악플 규정 벗어난 '딴지성 댓글'이 더 큰 문제

욕, 인신공격, 불법광고 등의 '악플'을 달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게시판 제공 업체들이 규정하고 있는 아이디, 게시물 규정 정책 기준에 따라 조치가 취해진다. 하지만 이 정책 기준들을 벗어난 악플(?)을 달면 포털 측에서도 달리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 즉, 정책에 규정된 내용들만 피해가면 처리하기 힘들다는 힘들다는 의미다.

문제는 악플 규정을 살짝 비껴간 즉, 일명 딴지성 댓글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속출한다는 것이다. 악플로 인해 포털 사이트를 탈퇴한 한 회원을 취재해 보았다.
 

▲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 'A(아래 A1)'란 닉네임을 갖고 있는 활동하던 한 회원.

이 회원은 자신이 포스팅을 할 때마다 또 다른 'A(아래 A2)'란 대화명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
악성댓글을 달며 괴롭힌다고 주장했다.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 'A(아래 A1)'란 닉네임을 갖고 있는 활동하던 한 회원. 이 회원은 자신이 포스팅을 할 때마다 또 다른 'A(아래 A2)'란 대화명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 악성댓글을 달며 괴롭힌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날부터인가  내 게시물에  '가짜' A 혼자서 하룻밤 사이에 댓글 200개를 쓴 것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시달리고 있다"면서 "그로 인해 극심한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처방 받아 잠이 든다"고 토로했다. 

물론 같은 대화명을 사용한다는 게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다만 A2의 '딴지성 댓글'로 인해 불쾌감을 느낀다는 이들이 있고, 특히 A1에게는 적잖은 정신적 피해를 주고 있다. 

문제된 댓글들의 주소를 모아 해당 포털 권리침해신고란에 신고를 해봤다. 돌아온 답변은 "해당 댓글들로 입은 피해를 증명하면 해당 글에 대해 댓글 단 사람에게 경고를 주고 해당 글을 삭제해 준다"는 것이었다. 

즉, 댓글로 아무리 다툼이 있어도 그 표현들이 정책에서 비껴나 있으면 제재하기 어렵다. 또한 권리침해신고는 피해자 본인이 신청해야 접수가 되는 것이라서 주변 회원들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댓글 부분에 있는 '신고' 기능이나, 이 기능 역시 무용지불에 가깝다는 게 이용자들의 의견이었다.

앞서 얘기한 실명제의 연장선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언론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즉, 실명제를 다시 도입하자는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차원 때문이라도 무조건 실명을 사용할 수 없지만 최소 글(원문)과 댓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접속한 아이피(IP) 정도는 노출 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아이피 노출은 실명과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자신의 이름은 아니지만, 접속한 위치가 공개돼 기존보다는 조금은 악플 다는 횟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현재 포털이 정한 정책 규정들을 확대 수정해 글쓴이가 악성 댓글에 대해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잦은 댓글 싸움이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댓글들로 문제가 발생하기 전, 글을 올리는 이들의 자세부터가 바로잡혀야 되지만 그 일이 쉽고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보다 광범위한 내용들로 정책을 수정해 악플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수 있도록 포털 측은 더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 박준규 기자 pmnnews@pm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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