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RPD 반영 29건, 제6차 계획 반영 20건… 정부계획과 입법 간 간극 확인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인권포럼(대표 성현정)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는 2026년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국회에 제출된 법률안을 대상으로 장애 관련 입법 동향을 분석한 「2026년 5~6월 국회 장애인정책 의정활동 모니터링 동향보고」를 발표했다.

2026년 5-6월까지 국회 제출 법률안 중 장애 관련 법률안 입법 추이
분석 결과, 해당 기간 국회에 제출된 전체 법률안은 총 884건이며, 이 가운데 장애 관련 법률안은 46건으로 확인됐다. 5월에는 전체 314건 중 13건, 6월에는 전체 570건 중 33건이 장애 관련 법률안으로 발췌됐다. 이는 3~4월 전체 제출 법률안 1,312건, 장애 관련 법률안 101건과 비교할 때 크게 감소한 수치다. 센터는 이 같은 감소가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국회의원들의 활동 중심이 법률안 발의보다 공천, 지역 선거 지원, 정당별 정책 메시지 조정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이번 모니터링에서 확인된 장애 관련 법률안 46건은 장애인을 직접 규율하는 장애인법 20건과 일반 법률 안에 장애 관련 내용을 포함한 장애포괄법 26건으로 구분됐다.
상임위원회별로는 보건복지위원회 소관 법률안이 16건으로 가장 많았다. 주요 내용은 장애인활동지원, 장애인연금, 발달장애인 긴급돌봄, 장애인학대 예방, 장애인차별 권리구제, 통합돌봄 등이다.
행정안전위원회 소관 법률안은 4건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한 장애인 참정권 보장, 다중이용업소 피난안내 접근성, 도로교통상 보행환경 개선 등이 포함됐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관 법률안 역시 4건으로, 최저임금 적용 제외 폐지와 장애인 고용지원 등 노동권 관련 법률안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정당별 발의 현황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30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의힘 14건, 조국혁신당 1건, 무소속 1건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사회보장, 노동, 안전, 정보접근, 디지털, 주거, 권리구제 등 장애 의제를 다영역으로 확장하는 법안을 다수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장애인복지법」 전부개정안, 「공직선거법」 개정안, 「장애인기업활동 촉진법」 개정안 등 제도 구조를 직접 다루는 법률안이 특징적으로 확인됐다. 조국혁신당은 특수교육 관련 법률안을, 무소속 의원은 중증장애인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지원 법률안을 발의했다.
센터는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제외 3법에 주목했다. 해당 입법 패키지는 현행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을 폐지하는 방향과 함께, 사업주의 장애인 고용 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임금보전·고용유지 지원, 근로소득 증가에 따른 기초생활보장 및 의료급여 탈락 위험 완화 장치를 함께 제시한다. 이는 장애인의 노동을 값싼 예외노동으로 남겨둘 것인지, 동등한 임금과 사회보장 안에서 지속 가능한 노동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선택을 요구하는 법률안으로 평가된다.
한편 46개 장애 관련 법률안을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2·3차 최종견해와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 기준으로 대조한 결과, CRPD 최종견해 반영 법률안은 29건,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 반영 법률안은 20건으로 나타났다. 두 기준 모두 반영된 법률안은 19건, 두 기준 모두 미반영된 법률안은 16건이었다. 이는 국회 입법이 국제인권규범과는 일정한 접점을 형성하고 있으나, 정부의 중장기 장애인정책계획과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센터는 “장애 관련 법률안이 증가하거나 감소했다는 양적 지표만으로 국회 의정활동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장애인이 법률안에 명시되어 있는지와 별개로, 해당 법률안이 장애인의 권리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리해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권리 보장이나 제도 개선과 무관하다면 장애 관련 법률안으로 보기 어렵고, 반대로 장애인이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실제 효과가 장애인에게 중대하게 작용한다면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향후 국회 장애 관련 의정활동 모니터링을 발의 건수 중심의 양적 분석에서 벗어나, △차별구조 해소 여부 △CRPD 최종견해 이행 여부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과의 정합성 △예산 및 전달체계 수반 여부 △장애당사자 참여와 권리구제 장치 포함 여부 등을 중심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관계자는 “5~6월 모니터링은 지방선거로 인한 입법활동 둔화 속에서도 장애 의제가 복지 영역을 넘어 노동권, 참정권, 정보접근권, 안전권, 주거권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한 분석”이라며 “국회는 장애인을 정책 수혜자가 아니라 헌법상 기본권과 CRPD상 권리를 가진 시민으로 전제한 입법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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