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춤형 보건 프로그램으로 안성맞춤
- 중부대학교-조경하다 열음, ‘사회적 약자 가드닝 프로그램’ 운영
생활권 접근성이 높은 정원에서 운영하는 ‘정원치유’ 활동이 독거노인들의 건강한 삶을 회복하는 보건 프로그램으로 효과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약자 가드닝’ 참여자들이 정원에 식물을 심고 있다(사진: 중부대학교)
중부대학교 원격대학원 정원문화산업학과(학과장 박은영)와 조경하다 열음(소장 윤호준) 컨소시엄은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사회적 약자 가드닝’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20일 밝혔다.
‘사회적 약자 가드닝’은 정원치유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해 2021년부터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시행해온 사업이다. 생활권 정원에서 운영 가능한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회적 질병을 치유하고 건강한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발달장애, 치매, 조현병·우울증·양극성 장애 등을 겪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증진과 사회적 관계 형성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중부대학교와 조경하다 열음은 이 사업의 위탁운영을 맡아 2021년부터 사업에 참여해왔다. 2021년과 2022년에는 홀트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했으며, 올해는 경기권역 담당을 맡아 독거노인의 사회적 참여 유도를 통한 스트레스 및 우울감 해소의 효과성을 검증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산림청 지원사업으로 조성된 중부대학교 고양캠퍼스 내 생활정원에서 이뤄졌으며, 5월부터 약 세 달(방학기간 한 달 포함)간 매주 수요일마다 19회 실시했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노령화되어가고 있다. 2022년 통계청의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5년에는 노인 인구가 20.6%를 차지해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전망이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독거노인 가구 역시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가구주의 나이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전체 가구의 24.1%(2157만9000가구)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 노인 1인 가구는 36.1%(187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8.7%에 달한다. 이러한 추세라면 2025년에는 전체 가구의 10%를 차지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예측이다.
중요한 것은 독거노인의 우울감이 사회적 단절에 기인하며, 이는 노인자살과 고독사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통계청의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무연고 노인사망자 수가 2015년 666명에서 2020년 1331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여가활동 및 사회참여활동이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발전시키고, 생활 만족감을 높인다고 입을 모은다. 스스로 돌봐야 하는 독거노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목적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예방적 차원의 치유가 필요하며, ‘정원치유’가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 증가에 따라 주거 형태와 상관없이 생활권 내에서 정원에 접근할 기회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도시 인프라인 정원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은 접근성 면에서 행동반경이 좁은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보건 프로그램 대상지로서 적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사회적 약자 가드닝’ 프로그램을 독거노인의 사회적 돌봄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맞춤형 도구로 개발했다.
독거노인의 특성인 무력감·의욕상실, 고독감·소외감, 감정억압·자기통제, 의존성·내향성 등을 고려해 △사람과 정원에 대해 알아가며 소속감을 갖고 긍정적 자기인식을 강화하는 ‘탐색이해’ △사회적·공간적 관계를 확장하고 공감력을 증진하는 ‘다가가기’ △정원을 구상하고, 만들고, 운영함으로써 성취감을 향상하는 ‘조성 및 관리’ 단계 △정원을 향유하는 ‘참여활용’ 단계로 구분해 19회차 교육을 꾸렸다.
이를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확보하고,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는 두 꼭지의 목표를 통해 독거노인의 고독감과 우울함을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연구진은 정원치유의 입증된 성과를 통해 신체적·인지적·정서적·사회적 영역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고 해당 프로그램의 지속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원치유 공감대를 형성하고, 표준화 매뉴얼을 작성하며, 정원치유 특성화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정책적·제도적 지원책을 통해 전국적 확대와 더불어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참고자료 : ‘사회적 약자 가드닝’ 프로그램 참여자(독거노인) 코멘트
‘그동안 야외 활동을 못해서 운동을 못했는데 땅을 파고, 모종을 심고, 물을 주는 정원활동을 통해 몸이 건강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활동 범위가 제한적이었어요. 밖에 나와 정원을 만드는 활동을 하니까 이동하는 것도 많아졌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네요.’
‘내 손으로 직접 심고 가꾼 것들에 대해 책임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새로운 것을 참 많이 배웠네요. 층위, 색감, 조화 등 예전에 식물을 심을 때는 이런 생각을 못했어요.’
‘이전에는 정원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교육을 받고 나서 정원을 보는 새로운 눈이 생긴 것 같아요. 이 나이에도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이 참 행복하네요.’
‘살면서 식물이라는 것을 처음 키워보는데 이렇게 행복한 마음이 드는지 몰랐어요. 요즘 불안하고 위축된 마음이 자주 들었는데 식물을 보면 정화가 되네요.’
‘막연하게 식물을 좋아했는데 교육을 받으면서 좀 더 특별하게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아요. 그리고 나만의 정원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어요.’
‘받은 식물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 삽목해 나누는 활동을 했어요. 삶에 활력이 되는 식물이 이웃에게도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더라고요.’
‘아름다운 정원이 만들어지니까 여러 사람이 자연스럽게 함께 만나서 오손도손 이야기 나누게 되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낯선 분이었는데 정원에서 만나 친해졌어요.’
자료제공: 조경하다 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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